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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언가에 대한 추천을 늘 바라고 살아간다.

티니 2014. 1. 6. 15:49

사람들에겐 신기한 습관이 있다. 어떤 선택을 하기전에 자연스럽게 추천을 받는다는 것, 물론 그 추천을 참고를 하거나 그냥 듣고 흘리거나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 및 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할 것이다.


무언가에 대한 선택을 한다는 것, 작은 것 부터 큰 것까지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그것이 바로 추천(조언)이다.


- 밥을 먹는다. 뭘 먹을까?

- 스마트폰을 바꾸려고 한다. 뭘로 바꿀까?

- 영화는 뭐가 재밌지?

- 어느 장소에 가려고 하는데 대중교통으로 어떻게 가야해? 차를 끌고가면 주차는?

-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데, 친구인(혹은 부모님) 당신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 수능을 친 고등학생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어디를 지원할까요?


별 것 아닌 사소한(밥을 어떤걸 메뉴는 뭐로하지?)일 부터 자신 인생을 결정할지도 모를 대학 진학까지 우리는 매번 선택을 하고, 그 과정에서 추천을 받고 조언을 듣는다.


이 과정에서 참고를 할 수도 있고, 무시를 할 수도 있는 것인데 결국 무언가에 대한 추천을 받는 순간 의사결정이 크게 한걸음 나가는 경우들이 다반사, 특히 이 추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람을 보통 귀가 얇다고들 말한다. 주변에서 조금만 추천을 해줘도 의사결정이 뒤집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스마트한 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저 위의 몇가지 일들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사람들의 조언을 받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문명을 이용하여 해결하고 있다. 위의 예를 든것들 중 일부를 생각해본다면 어떨까?



- 밥을 먹는다. 뭘 먹을까?


메뉴를 정하는것 만큼 고민되고 난감하지만 한편으론 참 쉬운 일도 없다. 


사실 핵심은 어제먹은거만 오늘 안먹으면 되는거 아닌거 아닐까?

설마 같은 메뉴를 또 먹는다고 해도 같은 식당에서 한 음식만 먹지 않는다면 문제될것도 없다. 하지만 오늘도 수 많은 사람들은 '맛집'을 키워드로 열심히 찾아 헤멘다. 거기다 배달음식과 관련한 어플리케이션은 최근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이 뿐 아니라, 냉장고에 식재료가 뭐가 있는지를 등록해두면 그에 따른 레시피를 제공하는 스마트한 어플리케이션도 있다. 



- 스마트폰을 바꾸려고 한다. 뭘로 바꿀까?


일단 한번 사면 아무리 짧게 쓰려고 해도 1년은 써야 할 그리고 내 몸과 가장 밀착할 물건이다. 이곳 저곳의 정보를 다 끌어모아보며, 주변의 IT에 능통한 사람에게 안부를 묻는 문자와 함께 물어보는 일들이 다반사이다.


물론 그와 별개로 객관적인 리뷰들이라거나, 제품 개발회사의 홍보사이트를 통해서 그리고 가격까지 이미 알아볼 수 있다. 재미있는건 스마트폰과 관련한 큰 커뮤니티가 두곳정도 있다고 보는데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싸고 좋은 제품이 최고다라는 결론이다. 아무리 최신 제품이 나왔다고 해도 그걸 그 비용을 들여가며 사는것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가 반반정도의 비율로 등장한다.



- 영화는 뭐가 재밌지?


오늘도 영화 제작사와 수입사, 홍보사는 자사에서 배급 제작 홍보중인 영화에 대한 여러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무료 시사회 TV프로그램에 하이라이트를 다뤄달라고 요청하고 인터넷에서는 이 영화 재밌더라라는 여론이라던가 관심 모을 수 있도록 하고,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다니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자기가 봤던 영화들의 별점을 먹여두면 그에 따라 현재 개봉중인 영화들의 예상 별점을 보여주는 추천프로그램이 생겼다. '왓챠'라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이 역시 누군가의 경험을 기반으로 내가 볼 영화에 대해 추천을 받는다.



- 어느 장소에 가려고 한다. 


지도 앱들이 길 찾기 해주는건 기본이다. 거기다 버스가 언제오는지 지하철이 언제오는지는 추가로 제공되고 있다. 네비게이션은 자연스럽게 길 안내를 해주고 있고, 주변의 주차정보나 주유소 요금정보 톨게이트 예상비용까지 알려준다.


특히 네비게이션은 항상 가던길로만 운전하시던 부모님조차 이 길이 실거리가 더 짧다는걸 추천 받고는 그럴리가 없다고 하셨지만, 결국 어느순간 경로를 수정하시도록 할 정도로 똑똑하다.



- 결혼, 대학입시와 같은 철저하게 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들


이 경우는 객관적이고 범위가 좁혀지는 추천은 발생하기 어렵다. 지나치게 개인적이며 모든 경우가 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추천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고 추천을 한다고 100% 반영하지도 않는 부분이다. 이 부분의 스마트한 추천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그것이야 말로 인류의 종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나 이상적이고 좋은가, 내가 굳이 생각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모든 것들이 선택되어 추천된다니. 하지만 거꾸로 그만큼 나의 모든 정보가 데이터화 되었다는 소리기 때문에 그 세상이 정상일거란 생각은 못하겠다.)



추천에 대해 사람들은 열린마음을 갖기도 닫힌마음을 갖기도 하며,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반영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추천을 한 사람 혹은 어딘가에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풀리지 않았을때 하소연을 한다거나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 어떻게 본다면 결국 어떤 선택에 대한 추천을 받는다는건, 이것은 나 혼자 선택한 것이 아니므로 잘못됐다고 한들 나 혼자만의 실수가 아니라는 생각을 위한 회피의 좋은 핑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뉴스추천과 관련한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