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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와 아이폰, 그리고 보조금 전쟁

티니 2012. 9. 14. 10:04

 8월 중순부터 서서히 달리기 시작했던 치열한 보조금의 전쟁도 이제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더는 없을 거라던 8월 말 할부원금 35만원 정책이 어느순간 9월 초에 슬그머니 17만원 정책까지 시원하게 달렸고, 언론에서까지 집중적으로 다루다 보니 당분간 3개 통신사는 몸 사리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나고 문제는 어떤 점인지 간략히 정리해봅니다.




 1. 잡은 물고기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 통신사들의 만행


 이상하리만치 한국의 통신사들은 잡은 물고기에는 먹이를 주는 법이 없습니다. 이미 가입되어있는 가입자들은 충실히 2년간 꾸역꾸역 서비스 이용요금을 내줄 것으로 예상한것인지 실제로 자사 통계자료를 볼때 가입자 이탈이 생기는 지점이 늘상 손익을 넘어서 그런건지 여유 만만한 정책을 보여주고 있다는 부분은 매번 놀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자사의 서비스에 대한 확신이 있어 이탈하는 가입자가 적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그런 여유만만한 자세를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기존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는 몇개 없었고 독특할정도로 통신사가 손해를 봤던 서비스는 KT의 뭉치면올레, SKT의 온가족할인 등이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손해 보기 시작하자마자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황급히 숨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던 제도중에 하나가 KT의 뭉치면 올레의 씁쓸한 마무리였습니다. 지금도 혜택은 볼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 LTE가입자에겐 효과가 없는 상황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죠.



 2. 2G -> 3G / 3G -> 4G LTE?


 매달 버스폰이라고 말할정도의 오히려 마이너스 요금제까지 가능한 할부원금(통상 54요금제 쓰면서 할부원금 10만원 초중반이면 실제 요금보다 -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의 폰들은 은근슬쩍 통신사들의 보조금정책에 힘입어 상당한 물량이 풀려나왔었고, 이때마다 특정 커뮤니티의 사용자들은 적당한 합리적 가격대의 물품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통 그때의 버스폰은 출시 시작으로부터 4~5개월 메이저 폰의 경우는 6~8개월 가까이된 재고처리의 목적으로 제조사와 통신사가 함께 최대한 물량을 제거하려는 용도로 사용이 되었는데 이번만은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일반적 인경우 보조금 지급의 기준은 번호이동 > 전환신규 > 신규 > 보상기변 순으로 많이주고 적게 주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리점에 떨어지는 지원금이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 번호이동 : 타사의 가입자를 자사의 가입자로 전환을 시키는 상황, +2의 효과를 보고 상대 회사는 -2의 효과를 봅니다. 보조금을 가장 많이 줍니다.

 - 전환신규 : 2G사용자중에 3G로 전환을 시키기 위해, 현재는 3G->4G LTE의 상황을 위해 떡밥을 풀기도 합니다. 신규보다 조금 더 챙깁니다.

 - 신규 : 해당 대리점에 이용기간만큼 수익이 어느정도는 들어오기 때문에 보조금이 나옵니다.

 - 보상기변 : 해당 대리점에서 딱히 뭐 가져갈만한 수익도 없고, 잡일이 많으니 안하려고 하고 보조금은 사실상 없습니다.


 사실 보상기변만 봐도 오래 쓰는 가입자에게 특별히 혜택주는게 없는 점 자체에서 이미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는거죠...


 그리고 8월말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대란은 위의 설명예시에서 두가지가 혼합되는 독특한 경우가 됩니다. '번호이동+전환신규'가 되는 상황이죠.



 3. 여지껏 이런 적이 없었는데, 갤럭시S3의 등장


  위에도 적었지만 보통 출시 6개월은 지나야 보조금도 팍팍 나오면서 버스폰급으로 시장에 풀리는데, 갤럭시S3의 경우는 보조금이 사상 최대치에 가깝게 나오면서 말도 안되는 시장가격 파괴가 벌어졌습니다.


 보통 기간적으로 어느정도 지났기 때문에 가격대 성능비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아서 고르는 폰테크용 혹은 쓸만한 제품이지만 초반에 구입하기에 꺼려지는 금액이라 보류하고 두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갤럭시S3는 그 폭이 너무 빠르게 떨어졌습니다. 덕분에 기존 가입자들에겐 박탈감을, 언론에선 신기한 현상에 먹이감을 물었다는 듯 연일 보도를 계속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연일 보도되는 저렴한 갤럭시S3를 사기 위해 더더욱 사람들은 몰렸고 결국 번호이동 전산망까지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했던건 뭐 말을 다 했죠.


 결국 갤럭시S3 LTE의 32GB 제품은 물량이 없어지는 재고소진의 상황이 왔다는 이야기가 있고, 16GB모델로 추가 생산을 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4. 모든 것이 맞아떨어진 소비자에게는 기회, 통신사에게는?


 - 번호이동 + 전환신규를 통한 LTE가입자를 잡아야 하는 통신사가 고객 유치를 위해 사용할 카드는 보조금

 - 그리고 그 보조금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면서 대중들이 가장 선호할만한 제품 갤럭시S3 LTE

 - 언론까지 적절히 양념을 쳐서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이 가입자의 통신사 이동이 일어나는데 마무리


 이 3가지가 적절히 혼합된 덕분에, 8월~9월 통신사 번호이동 전쟁에서 소비자들은 이득을 보는데 나름 성공했습니다. 기존 구매자들은 박탈감이 크지만 항상 그렇지만 전자제품은 사고 난 뒤를 그쪽 가격시세는 잊어버리는게 마음 편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건 아니니까요.. 애플처럼 완벽하게 가격방어를 하고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고 보는게 사실이죠. 아마 당분간은 추가적인 이런 대란이 갤럭시S3 급의 제품에서 나오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신사의 입장에서 보조금을 최대 3자리까지 풀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평균적으로 이용자들이 기본 요금을 62요금제로 걸고 2년을 채워버리면 보조금 투자한 부분에 대한 손익은 넘길것이라고 보입니다.


 이번 번호이동에서 과연 얼마나 유지를 해주느냐가 손해의 폭을 보느냐 마느냐가 결정나겠죠, 하지만 이번 번호이동 대란에서 실제적인 3G가입자가 상당수 4G LTE로 전환되었다는 점에서 LTE가입자 유치를 원했던 통신사들 입장에서도 큰 손해를 봤다고 보기만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5.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아이폰5와 통신사 보조금 전쟁


 그리고 이 모든 전쟁이 방통위의 개입으로 끝나는 듯 했지만 또 하나의 이슈가 다시금 보조금 전쟁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물론, 아이폰을 이용했던 이용자에 한해서라는 조건부가 걸리긴 합니다만, 이번엔 기존 가입자에게도 혜택을 준다는게 다르다면 다릅니다. 이 역시 3G서비스로 아이폰 3GS / 4 / 4S를 쓰던 이용자들이 아이폰 5로 넘어가며 LTE전환가입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공식적인 보조금 정책의 꼼수가 되겠습니다.


 포문은 KT가 먼저 열었습니다. 아이폰 매니아 스페셜케어 시즌2라는 명목 하에.. http://smartblog.olleh.com/2000

 - 내용은 기존 아이폰 사용자에게 기기를 매입하고 그만큼의 보조금을 주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왠일인지 기존 가입자에 대한 혜택도 주고 그러네요.


 그러기 무섭게 가격정책에 대해 더 파격을 계획한 것인지 SKT도 응수를 합니다. http://sktt.tistory.com/2486

 - KT보다 조금 더 줍니다. 질 수 없다 이거죠.



 그리고, 이걸 뛰어넘을 기존 요금내역에 따라 추가적인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는 말도 양사가 적어두었습니다. 아직 세부내역을 오픈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서로 눈치게임을 하다 타사보다 조금 더 조금 더 보조금을 주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적으로 아이폰 4S(16GB)를 쓰던 사용자가 크게 외관에 문제 없이 사용했으면 약 45~50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거기에 이용실적에 따라 10~15정도 추가로 받을 것으로 예상되니, 20만원정도의 기기값을 내게되면 아이폰5 16GB를 사용 할 수 있을거라는 이야기가 되니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놀라운 소식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아이폰5를 개통 불가능한 통신사가 되어버린 U+의 경우는 이 시즌에 안드로이드 기기들에 대한 보조금을 마구 풀어버릴 확률도 꽤나 보이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1,2차 출시국에서 빠졌지만 아마 12월쯤 아이폰5가 나올듯 하니 또 한번는 보조금 전쟁이 시작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결국은 자사 LTE가입자 실적을 늘리기 위한 무리수가 소비자들에겐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니 씁쓸한 웃음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