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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대파란의 연속, 스포츠과학의 필요성

티니 2012. 10. 14. 18:09

League of Legends(LOL), Season2 World Championship(이하 롤드컵) 결승전이 끝났습니다.


대회 시작 전까지 사이공조커스에 이어 최고의 배당률을 보였던, 한국에선 대만의 맛집이라는 비아냥을 받던 TPA(타이페이 어쌔신)이 아주부 프로스트를 1:3(패승승승)으로 물리치며 우승상금 100만달러와 특별제작된 트로피(롤드컵)을 가져가게 됐습니다.


대회의 전반적인 느낌은 북미대륙의 몰락, 아시아권의 급성장, 절대강자로 불리던 M5마저 무너지며 유럽의 절대강자 시대가 점차 아시아권으로 넘어갔다는 결론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총 12개의 팀이 진출해서 순위를 다퉜는데 최종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승 : TaiPei Assasin(TPA) / Garena

준우승 : Azubu Frost / Korea

4강 진출 : CLG.EU, M5 / Europe

8강 진출 : Najin Sword(Korea), TSM(North America), IG(China), WE(China)

롤드컵 진출 : Saigon Jokers(Gerena), CLG.NA(North America), Team Dignitas(North America), SK Gaming(Europe)


8강을 시드로 부여받은 M5, TSM, WE, TPA의 결과까지 놓고 보면, TSM은 바로 광탈했기 때문에 북미대륙의 3개팀 중 유일하게 1승을 건져낸 팀은 CLG.NA입니다. 그 마저도 마지막 종료 1분전 대역전극 기적의 역전승 수준이었구요. 덕분에 SK Gaming이 전패탈락이라는 수모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대륙별 성적으로 정리를 해보면


북미 : 8전 8전 1승 7패, 유일한 승리 CLG.NA의 1승

Garena : 12전 8승 4패, 사이공 조커스 1승 2패, TPA 7승 2패

중국 : 9전 4승 5패, WE 1승 2패, IG 3승 3패

유럽 : 18전 8승 10패, CLG.EU 5승 4패, SK Gaming 3패, M5 3승 3패

한국 : 17전 11승 6패, 나진 소드 3승 2패, Azubu Frost 8승 4패


승률로 비교해보면 가레나 66.6 / 한국 64.7 / 중국, 유럽 44.4 / 북미 12.5의 결과를 통해서도 북미의 최종성적표가 끝도없는 추락임을 볼 수 있네요.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은 나이스게임티비의 배틀로얄에 나와 형편없는 성적을 보이며, 저게 무슨 롤드컵 출전 팀이냐 거기다 8강 시드까지 추첨운이 좋아 가져갔다는 멘트를 들으며 칼을 갈았을 TPA의 대반란이었습니다.


8강에서 점점더 강해지던 나진소드를 2:0으로, 4강에서 유럽 최강 아니 세계최강으로 예측되던 M5를 2:1로 격파하고, 결승전에서 아주부 프로스트를 3:1로 격파하는 모습은 대회 시작전까지 아무도 몰랐을 대 이변의 스토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결국 M5라는 팀과 공식경기를 한국의 팀이 대결하지 못한게 너무나 아쉬웠던 점이 아닐까 싶네요. 과연 어떤 경기결과가 나왔을지 내심 기대가 되었습니다만. 



그럼 왜 이런 대파란의 결과가 나왔을지,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시간이 왔네요.


스타크래프트가 임요환이라는 테란의 패러다임을 뒤엎기 시작한 -정확히 말하면 럴커를 바이오닉으론 상대할수가 없다 마린이 럴커를 잡는다고? 개소리 하지마? ... 되는데요. .가 되어버리는 그 순간- 프로게이머의 출현으로 판도가 뒤바뀌고 얼마 뒤 동양 오리온스라는 팀에 주훈 감독이 취임합니다. 스포츠과학을 전공했던것으로 알려진 주훈 감독의 동양 오리온스는 그 후 4U, SK Telecom T1이라는 팀으로 명칭이 바뀌는 동안 최강의 팀으로 가는데 많은 공헌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TPA의 선전에도 이러한 결과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정확한 분석과 행동을 파악한 상황에서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을 보는 듯한 결승전의 경기내용이었습니다.


1. 롤드컵 대표 선발전과 관련한 어드밴티지

- 롤드컵과 관련한 대회 개요가 발표된 이후, 빠르게 진행된 중국대표 선발전 그리고 유럽대표 선발전, Garena 대표 선발전, 북미대표 선발전에 이어 최종으로 펼쳐졌던 한국대표 선발전까지 오는 동안 상대적으로 Garena 대표 선발전에 대한 관심이 적었습니다.


 거기다 지역대표 선발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절대강팀의 수준을 보였던 TPA는 별다른 큰 전력 노출없이 지역 대표획득에 성공하게 되었지만 타지역들은 상당한 전력노출이 되었습니다. 특히 롤더챔스를 통해 많은 경기 표본수를 통해 많은 카드가 노출 되었던 아주부 프로스트의 경우와 한국 대표 진출전에서 피터지는 대결의 결과 끝에 진출한 나진 소드는 밴픽의 카드부터 주요 전술까지 많은 부분이 노출되어 분석이 된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8강에서 2:0으로 밴픽카드부터 경기내용까지 압살을 당했습니다.



2. 5명의 메인, 그리고 식스맨, 세븐맨의 존재 그리고 보이지 않는 조력자들과의 두뇌게임

- 5명의 선수 그리고 그 선수들 외의 예비선수로 포함된 선수 그리고 그 외의 전력분석원들이 가동되어 상대팀의 약점과 습관을 분석한 TPA는 너무도 강력한 존재였습니다.


 각 경기의 밴픽, KDA(Kill-Death-Assist), 경기내의 초반 전략(인베이드 경로와 방어 패턴)을 면밀히 분석한 그들과의 두뇌게임은 결과를 통해 모든것을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지금 국내의 팀들도 감독 외에 코치를 두는 등 전력분석에 대해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TPA의 경우 전력분석원들이 한두명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입니다.



3. TPA의 심리전 배틀로얄

- 본인들은 배틀로얄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표현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실력이 과연 제실력이었는지를 평가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냥 믿고 가야만 하겠죠 그리고 그 이후 시간동안 급성장을 했다는 표현을요. 물론 '선택과 집중'이라는 결론이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전력분석을 하는데 있어 국내의 팀들은 북미를 제외한 유럽의 M5, CLG.EU, 중국의 IG, WE등의 전력분석에 더 기울인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이 부분은 배틀로얄의 무시당할만한 전력으로 보였던 TPA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도록 하는데 더 큰 도움을 줬을거라고 보입니다. 차라리 8강 진출을 위한 풀리그 예선에 시드를 못받아 참여만 했더라도 급박하게지만 전력분석을 시도해 볼 수 있었을텐데 결국 그럴 준비마저 못하고 나진 소드는 강력한 벽을 넘지 못하게 됩니다.




4. 결승전,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 Azubu Frost

- Azubu Frost는 강팀입니다. 그들이 강한 이유는 초반에 강해서만 강한것이 아니라, 불리한 상황에서도 뒤집을 능력이 있는 강팀이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강력함으로 상대를 압살하는 경기도 나오지만 아슬아슬하게 불리한 상황을 조금씩 따라잡으며 뒤집는 경기를 보여왔습니다. 롤더챔스 그리고 롤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예선 첫경기 IG와의 경기도 불리했으나 점차 따라잡으며 뒤집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에도 아슬아슬하게 결승진출을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TSM이 분석한 아주부 프로스트의 약점인데 TPA가 몰랐을리 없었겠죠.


TSM에서 언급한 MadLife(매라)의 초반 패턴상 와드를 박아 시야를 확보하는 동선, 위치를 통해 초반 인베이드를 시도하려 하였고 이런저런 사건을 통해 패턴이 어느정도 읽혔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승전에선 더더욱 그 패턴과 동선이 뻔하게 읽혔다는 생각을 안할수가 없었습니다.


4경기 내내 초반 인베이드의 방어 혹은 공격에 있어 끊긴 첫 대상이 매라였다는 점은 상당한 충격이었는데, 멘탈에 압박이 와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여러모로  예상을 깬 플레이 패턴의 결말이었습니다.


TPA는 함정을 파두고 어떻게 움직일지 완벽하게 예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4경기의 초반 제이스가 가속관문을 열고 분명히 카운터를 올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었던 상태로 와드를 위치마다 설치해서 결국 매드라이프를 끊어내며 초반 우위를 가져가는데 성공을 합니다.


무엇을 하든 어떤 플레이를 하든 마치 2-3분뒤의 미래에서 온듯한 다음 플레이 전략을 예측한듯한 그런 모습은 뭐라 말을 할 수 없을정도로 훌륭했고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가지 못하며 결국 라인에서의 유리함을 점점 키우는 스노우볼의 최대효과를 가져가는데 성공합니다.





뭐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적었지만, 이후 펼쳐질 LOL the Champions, Winter에서는 한국의 팀들도 많은 정비를 할 필요성이 보입니다. 감독뿐 아니라 코치진도 필요하고 이제는 상대팀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한 전문 전력분석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그 결과는 TPA라는 팀이 100만불(약 11억 4천만원)을 가져

가며 보여줬다고 생각되구요.


스타크래프트의 상향평준화가 펼쳐지기 시작한 타이밍은 스타크래프트에 리플레이기능이 생기며 프로게이머의 리플레이 기능이 유출된 시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LOL은 아마 전력분석원들이 전문적인 전력분석을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이 구분될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에서 어떤 팀은 투수의 팔근육 움직임만으로도 어떤 공을 던질지 예측을 할 정도로 면밀한 전력분석을 하면서 좋은 성적을 가져왔던 경우도 있습니다. 


단독으로 하는 게임이 아닌 팀게임이 되어버린 이상 이제는 게임을 하는 5명과 5명만의 대결이 아닌, 그들을 관리하고 지켜줄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그들을 위한 타 팀의 전력을 분석하며 팀의 승리를 위한 정보력을 최대한 가동할 전력분석원들이 필요할 때가 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시 1년 뒤에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롤드컵 시즌3에서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강 진출까지는 했지만 우승팀 TPA에서 패배한 나진 소드, 우여곡절끝에 결승까지 가서 패배했지만 수고 많았던 아주부 프로스트 고생 많았습니다. 시즌3에서 다시 한번 좋은 모습 보여줍시다.